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삼배(三拜)

김지아 | 2016.06.19 17:46 | 조회 1158
삼배(三拜)

오라버니 출가하는 부산 범어서 바래다 드리는 길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혼자서 가시겠다는 걸, 극구 같이 가자고 하여 아버지 49재는 같이 지냈지만 아직 내 약혼과 결혼이 남아 있는데 내 뱃 속엔 아가가 있고 범어사 안까지 함께 들어가 대웅전에 삼 배 올린다 애 아빠는 홀어머니에 외아들, 우리 예비 부부에게 형제라고는 내 오라비 밖에 없건만 우리 아가에게는 삼촌도 이모도 할아버지도 없겠구나 그러나 그 때 어머니 뱃속에서 함께 삼 배 올렸던 나는 외삼촌을 열 한 살 때와 스물 한 살 때 만났었고 서봉사 뒷뜰 북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쓴다 서봉사 대웅보전에 삼배할 때마다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등지고 어머니께서 나를 잉태하셨던 삶과 죽음의 순환 외삼촌이 세속을 떠나시고 아버지와 만나 결혼하셨던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에 대해 떠올리는 것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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